소비자가-비싼-돈을-주고-미용실에서-염색...- 바로 일본의 대표적인 생활건강용품 제조기업 가오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던 지난해 겨울, 가오는 일본 내 마트 약 2만5000개 매장에서 대청소 캠페인을 전개했다. 캠페인 슬로건은 이번 겨울, 가족 모두 대청소합시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캠페인에는 가오의 면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가오는 일본 가정이 불황기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경기가 악화되면 기업은 야근 수당과 급여를 줄인다. 그러면 남편의 귀가 시간이 일러질 것이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늘어날 것이다. 연말 여행도 줄일 것이다.

과거 10년 동안 대청소에 관한 소비자 조사 결과는 이런 시나리오의 밑바탕이 됐다. 가오는 대청소를 한다면 며칠 동안 하는가 몇 개 구역을 청소하는가 대청소 시 가족 중 누가 참가하며, 그 사람은 어디를 청소하는가 등을 조사한 결과 남편이 청소에 참가하면 청소하는 장소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이에 따라 가오는 불황기에 청소용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마트 매장에 대청소 코너를 만들고 대청소 계획표와 대청소 가이드 팸플릿도 무료로 배포했다. 또 아이의 청소 참가를 촉진하기 위해 초등학생용 청소 설명 소책자를 만들어 전국 500개 학교에 10만부를 배포했다. 청소 관련 시장은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가오 제품만은 흔들림이 없었다.

가오의 히트상품 브로네 거품 컬러 염색약. 가오는 2008년 매출 1조2763억엔, 영업이익 968억엔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소폭 줄어든 실적이지만 일본 대표적 기업인 도요타 소니 도시바 등이 상상을 초월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가오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1887년 설립된 가오는 세제, 화장품, 기저귀부터 시작해 식품, 섬유, 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영역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할 경우 대부분 기업에는 경쟁력이 처지는 분야가 존재하지만 가오는 진출한 모든 사업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다.

불황기에 더욱 돋보이는 가오의 히트 상품은 청소용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흰머리 염색약 브로네 거품 컬러는 시장 평균 가격보다 4배 정도 비싼 1100엔 전후의 고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2개월 만에 100만개를 판매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가오는 2006년 실시한 흰머리 염색에 관한 조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흰머리 염색을 귀찮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가오는 소비자가 사용하기 편한 염색약을 출시하기로 하고 거품 염색약 개발에 착수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 제품의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졌다는 것. 불황기에 전략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었다. 소비자가 비싼 돈을 주고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는 이유는 기존 염색약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가오 제품은 다른 염색약보다는 비싸지만 미용실에서 하는 염색보다는 훨씬 싸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포착해 불편함을 덜어준 덕분에 비싼 가격임에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